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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에서 월패드를 통한 해킹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 단지 9곳이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아파트 내 월패드가 해킹돼 개인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불법 유통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용인시가 전국 최초로 아파트 시공 단계에서부터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제도화한 데 따른 성과다.
월패드는 각 가정의 벽에 부착된 단말기로 현관 출입문, 난방, 환기 등은 물론 최근에는 IoT(사물인터넷) 기술 발달로 가전제품, 조명까지 제어한다. 하지만 해킹될 경우, 월패드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생활 등이 그대로 노출될 수도 있다.
7일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흥구 보정동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설계단계에서부터 세대간 방화벽 시스템을 도입해 공사를 시작했다. 처인구 모현읍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수지구 죽전동 e-편한세상 죽전 프리미어포레 등 용인시에서만 9개 아파트 단지(5442세대)가 시공 중이다. 내년 8월 이후 순차적으로 준공된다.
9개 아파트 단지에서 구축하는 해킹방지 시스템은 '물리적 망분리'와 '논리적 망분리' 등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물리적 망분리는 메인서버에만 구축된 방화벽을 각 세대에도 설치하는 게 핵심이다. 세대 단자함 등에 해킹 방지를 위한 단말장치를 설치해 메인서버가 해킹되더라도 세대별 정보 노출을 차단할 수 있다.
논리적 망분리는 해킹방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메인 서버와 각 세대 월패드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을 때 통신 암호와 보안채널을 적용한다. 입주민들이 앱을 통해 아파트 서버에 접근할 때도 강화된 보안시스템을 적용한다.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나 OTID(일회용 ID) 등의 인증 설정도 원격접속 보안 강화 방안 중 하나다.
용인시는 지난 2019년 12월 '용인시 공동주택 계획 및 심의 검토기준'에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공동주택 내 단지망 및 세대망은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서로 분리하여 홈네트워크 설비의 보안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계획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공동주택 단지 내 스마트 홈시스템의 보안이 취약해 사이버 해킹 등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적·제도적 기준이 없어 용인시 차원의 규정을 만들어 입주민의 사생활 침해, 범죄 및 안전사고 발생을 선제적으로 막자는 게 개정 취지다.
스마트 해킹 방지시스템 도입 의무화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주택법 및 관련 규정 등의 허점을 시가 자체적으로 보완한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을 개정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개정된 고시를 시행, 고시 시행 이후 주택건설 사업을 승인받는 공동주택 등에 적용된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월패드를 통한 사이버해킹이 논란이 됐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신설 아파트 입주민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시가 선제적으로 규정을 신설했다"며 "내년 8월을 시작으로 용인시에서는 사이버 해킹 차단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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