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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특례시장에 취임해 4개월째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때와 지금의 마음은 어떻게 다른가?
지방자치단체장의 행정적 권한은 다양하다. 그만큼 해야 할 일이 국회의원 시절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시민들의 기대도 의원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다. 시민들께서 많은 표를 주신 이유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일하고 있다. 취임 석 달 정도 지났는데, 확실히 국회의원 시절보다는 보람차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취임 이후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6월 말에 비가 많이 와서 7월 1일 취임식도 수해현장을 찾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그 이후에도 비가 많이 왔다. 아시다시피 수지구 동천동은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가 될 정도로 수해를 입었다.
수해현장들을 돌며 복구작업에 일손을 보태기도 하고, 복구대책 등을 지시하기도 했다. 8월부터 경기도체육대회가 시작이 돼서 현장을 다니느라 바빴고, 38개 읍면동도 일일이 다니면서 시민들과 만났다.
용인시민들께서 큰 지지를 해주셔서 당선이 됐으니 일과 성과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2)시민 대상 미술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다.
평소에 미술과 문학, 음악을 좋아한다. 틈틈이 공부하고 자료도 만들고 있다. ‘배워서 남 주자’라는 게 지론이다. 특강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시민들께 알려드리고, 시민들이 작품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리 유명한 미술 작품을 봐도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감동도 얻기 힘든 경우가 많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이나 예술가의 일생, 그림과 관련된 특징 등을 보태면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시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여덟 번의 강의를 했다. 기흥 노인대학에서 어르신들에게 그림 관련 강의도 했고, 용인시 공직자들을 대상으로도 미술작품을 통해 공직에서의 창의성이 왜 필요한지 강연한 적도 있다.
수지도서관에 미술 인문학 분야 휴먼북 등록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했다.
요즘은 이상일 시장이 미술 관련 강의를 하더라, 라는 소문이 난 것 같다. 강의를 요청하시는 단체들이 많아졌는데, 시간이 되는 한 찾아가서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3)38개 읍·면·동을 방문하는 등 시민들과의 소통에 힘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소통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
직원과의 소통은 많이 하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세 번 정도 했다. 처음에는 용인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서 시작을 했고, 두번째는 수지구청에서 오프라인으로 직원들을 만났다. 이 두 번은 사실 담당부서에서 일정을 짜 놓은 건데, 보여주기식 행보로 비쳐지는 것 같아서 내심 내키지는 않았다.
그래서 회의 말미에 같은 부서가 아니더라도 소그룹으로 모여서 요청을 하면 점심식사를 하면서 편하게 대화하는 방식의 소통을 하는 것은 어떠냐고 얘기를 했다. 반응이 좋다. 식사를 요청한 소그룹들이 많이 몰려서 추첨을 통해서 뽑아야 할 정도다.
첫 직원 소통회의 때는 일주일에 하루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출근하면 일상에서 작은 여유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진·캐쥬얼데이를 제안했는데, 직원들이 모두 박수를 쳐줬다. 매주 금요일에는 용인시청 공직자들은 가벼운 복장으로 출근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난 8월 기흥구 구갈동을 시작으로 9월 6일까지 38개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700여 명의 시민을 만났다. 지역발전에 대한 건의사항들을 경청했고, 시정비전과 지역발전 구상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장으로서, 또 우리 공직자들이 시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우리의 과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이상일이 시장이 되니 시정이 좋은 방향으로 많이 변했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일하겠다. 특히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어하는 용인특례시로 만들고 싶다.
4)경기도 31개 시장군수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협치 메이커’라는 평이 있다. 현 정부 인사들과의 두터운 인맥 등 발이 상당히 넓다고 들었다.
오랫동안 기자로 활동해왔다. 특히 정치부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에 호형호제하는 인사들이 많은 편이다. 그냥 내 인맥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건데 ‘협치 메이커’라는 평가를 해주신다.
취임 직후인 7월 2일 신상진 성남시장과 안철수 국회의원을 만나서 용인 고기동~성남 대장동 간 교량 확장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이후 얘기가 잘 돼서 경기도-용인시-성남시 사이에 고기교 확장과 주변도로 확충 등에 공동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처음 시작은 평소 형님으로 모시던 신상진 성남시장을 만나고, 성남에 지역구 두신 안철수 의원 같이 만나면서 현안 얘기 나눈 거였다. 여기에 당은 다르지만 김동연 경기지사께서도 고기교 확장에 대한 필요성, 두 지자체간의 상생·협치와 경기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발 빠르게 진행됐던 거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을 만나서 용인의 도로·환경·교육 인프라 확장을 위한 윤석열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고,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회동해 용인 반도체·AI고등학교 설립과 기흥역세권 중학교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교육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에 공보실장과 후보상근보좌역을 맡았다. 당연히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라든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을 다 잘 알 수밖에 없다.
시장 당선 직후, 취임식 전에 이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대통령께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왔고, 동천동 수해 때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서 동천동 일대에 대한 국가재난지역 선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요즘은 우리 부서장들이 중앙 부처나 관련 기관과 협의를 하다가 안 풀리는 부분이 있으면 저를 찾아온다. 내가 인맥이 있는 곳이라면 기꺼이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필요하면 직접 가서 만나기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시장이 아닌가?
5)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라는 시정구호를 확정했다. ‘용인 르네상스’가 무엇인가?
'용인 르네상스'는 중세 유럽의 문화 융성 운동인 르네상스를 차용해서 만들었다. 르네상스는 중세 유럽의 도시국가 피렌체에서 시작된 문예부흥 운동이면서 철학, 과학, 문화, 예술 모든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대를 상징하는 단어다.
용인 르네상스는 반도체 및 첨단산업의 융성과 이를 기반으로 도시의 모든 부문이 상생 발전해서 업그레이드되는, 용인시의 도약과 발전을 말한다.
기부채납 활성화, 각종 개발이익 환수 등으로 시민의 생활공간 주변의 기반시설을 확충하려고 한다. 문화·생활체육시설 정비와 신설 등으로 수준 높은 용인생활을 견인하려고 한다.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등 주요 관광시설과의 협력을 통해 용인시만의 독특한 문화관광 행사를 마련하고자 한다.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고려 후기 중신 포은 정몽주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충렬서원’, 조선 중종대 개혁정치가이자 사림파의 대표 정암 조광조의 학덕과 뜻을 기리는 ‘심곡서원’, 평생 실용적 학문을 추구한 실학의 시조 반계 유형원의 묘 등은 용인시만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 유구한 역사 자원과 관광자원과의 융합을 꾀하는 것도 용인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다.
6) 현재 반도체클러스터 착공이 지연되는 이유는 여주시와의 갈등 때문인가?
여주시와 우리시와는 갈등 관계가 아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팹 4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공업용수가 필요하고, 남한강에서부터 공업용수를 끌어오기 위해서 여주시로부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주시도 용수공급에 따른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상생방안을 SK하이닉스와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여주시장도 만났다. 용인시로서는 여주를 반박할 이유도 없고, 비판할 이유도 없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 여주시장께서도 반도체 산업을 저해할 마음은 없다고 하셨다.
용인특례시장으로서 중앙정부와 SK하이닉스가 원만하게 타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쨌든 지금 상황이라면 지연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2026년까지 용지조성사업이 진행되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공장은 2027년 상반기에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7)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용인특례시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한 결재가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 전략’이었다. 우리 용인시에는 기흥구에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출발지인 삼성전자가 있다. 처인구에는 SK하이닉스가 입주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
두 기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시가 미래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것인지 여부는 용인시의 전략과 시 전략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에 달렸다고 본다.
우선 우리 용인특례시는 기흥 용인플랫폼시티에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와 서플러스글로벌, 소부장 특화단지인 제2용인테크노밸리를 지나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연결하는 L자형 반도체 벨트를 만들어 견고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할 거다.
반도체 벨트를 가로 지르는 ‘반도체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고속도로를 따라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대거 유치하겠다. 물류와 반도체 인력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함께 국지도 57호선(마평~고당) 확장, 경강선 연장도 추진중이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의 성능 및 효과 검증을 위해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중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AI고등학교를 설립하고 관내 대학에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개설을 추진한다.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서 기초 지자체 최초로 ‘반도체 산업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할 것이다.
8) 전국특례시시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뽑히셨다. 특례시의 실질권한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뭐고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이신지?
특례시의 실질적인 권한 확보를 위해선 ‘특례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또 권한 확보가 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국무총리 직속으로 특례시 지원기구를 새로 구성하는 방안을 특례시장협의회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광역시와 비슷한 규모,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포괄적 권한을 일괄로 이양할 수 있는 제3차 지방 일괄이양법 추진 방안도 함께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4개 특례시 시정연구원이 특례시 지원 특별법 제정에 관한 기초연구용역을 진행한다. 특례시 지원의 필요성과 근거, 국내외 사례 등을 분석해 특례 권한 확보의 타당성을 입증해 나가겠다.
중앙정부와의 인맥은 4개 특례시 시장들 중에서는 내가 제일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연유로 저를 대표회장으로 선택해주셨을 것이다. 특례시 공통의 권한 확보는 물론 용인시가 가장 필요로 하는 특례가 당연한 권한이 될 수 있도록 발로 뛰겠다.
처음부터 배부를 수는 없지만 멀리 내다보며, 큰 그림을 그려 나간다는 각오로 특례권한을 하나씩 확보해 나가겠다.
9) 공약사항 중 최우선으로 진행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용인 르네상스’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도시를 구현하려는 용인특례시, 특히 용인특례시장으로서의 도전적인 비전이라고 해도 좋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역동적 혁신성장, 균형발전, 꿈·학습·창조의 희망교육, 시민과 소통하는 적극 행정 등 7대 시정목표와 이에 따른 21개의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최우선 목표는 반도체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다.
반도체 중심의 도시전략을 수립하고 최첨단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집적화 하는 것, 이같은 기업 유치의 부수 효과로 생활 인프라를 확충해서 더 나아진 용인시를 만들려고 한다.
우선 순위로 말씀하시지만, 용인특례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시정에 반영하는 일은 결코 게을리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담당부서들도 연구를 하고 있겠지만, 저도 공부를 하고 또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용인특례시다움이 뭔지 역시·문화·전통 등을 두루 담아서 용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용인 르네상스의 방향을 설정하는 일도 병행할 계획이다.
10) 끝으로 용인특례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취임하고 넉 달 가까이 지났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일정을 살펴보면서 “오늘도 숨 가쁘게 달리겠구나”라고 생각하는데 일주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곤 한다.
소위 ‘살인적인 스케줄’이 잡힐 때도 있지만, 일정 담당비서에게 항상 시민들을 만나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일정은 꼭 챙기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시장이 되기 전에 지역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용인시 구석구석의 문제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시장이 되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시장이 되고 보니까 내가 모르고 있던 용인시정, 시민들의 애로사항이 많다.
우리 공직자들도 시민들의 의견을 시장에게 보고하지만, 우선 순위에 밀려서 미쳐 보고되지 않은 일들도 많다. 지름길을 만들어서 소통해보자는 취지다.
대화를 하다보면 시장은 물론 공직자들조차도 생각지 못한 시정의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도 있듯이 시민들께서도 절박하니 많은 생각을 한 끝에 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공직자로서 시장으로서 시민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크게 깨닫고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다. 시민들의 의견은 소중하게 받아들여서 정책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민들에게 특례시장으로서의 기본적인 다짐을 말씀드린다면 단 한 가지다.
시민들로부터 “이상일이 시장이 되니, 용인시정이 좋은 방향으로 많이 변했네”라고 평가를 받는 것.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서 일하겠다.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용인시에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 보겠다.
취임 이후 넉 달 동안 밤잠을 설친다.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생각하면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할 때가 많다. 행복한 불면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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