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전하게 살고 싶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대책을 마련하라!"
시민들의 간곡한 외침이 쌀쌀한 초겨울 밤공기를 갈랐다.
'화일약품 중대재해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5일, 화성시 향남읍 로데오거리에서 '화일약품 산재사망사고, 이태원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한 문화제'를 진행했다.
지난 9월 30일 화일약품 폭발사고로 희생된 故 김신영 청년노동자의 유가족들을 비롯하여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소속 시민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조합원들, 정의당·진보당 등 진보정당에서 함께 촛불을 들었다. 지나던 시민들도 추모 게시판에 마음을 적고 촛불을 함께 들며 동참했다.
故 김신영 노동자의 아버지 김익산 씨는 "아들을 보낸 지 37일이 지났으나 아직도 허공 위를 걷는 것만 같다. 내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달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며 "함께 해주셔서 이 시간까지 올 수 있었다. 간절하게 진상규명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연 전 진보당 상임대표도 함께 했다. "고인의 아버지가 의정부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실 때 만났다. 사고 며칠 전에도 간담회를 갖고 '노동자가 안전한 사회'를 함께 만들자고 다짐했건만..."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사회를 맡은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이태원 참사도 화일약품 폭발사고도 모두 중재재해다. 모두 예방가능했던 인재"라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중대재해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추모 문화제는 다양한 영역에 있는 시민들의 발언들, 그리고 은한 해금연주자의 추모 공연에 이어 향남 로데오거리를 한바퀴 도는 추모행진으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지난 9월 30일 오후 2시 22분경 향남읍 제약공단 화일약품에서 대규모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공장은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약 2,700㎡ 규모로, 사망 1명, 중상 4명, 경상 13명 등 총 18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입사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29살 고 김신영 청년노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