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에서 가장 뜨거운 사안이자 찬반 논쟁이 팽팽한 '경기국제공항'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정책토론회가 20일,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폐쇄를위한생명평화회의'(이하 생명평화회의)와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물류와 기후변화' 관점에서 각각 살펴 본 두 건의 발제 이후 토론자들과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이뤄졌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경기국제공항 건립 추진이 기후변화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섰다. 김 처장은 "김동연 지사는 정말 우리 경기도에 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부터 진심으로 묻고 싶다"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거론되는 곳에 공항건설로 생물다양성과 자연자원을 파괴해서야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물류 관점에서 본 경기국제공항'이란 제목으로 발제를 준비한 박근식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최근 공항을 제기하는 흐름의 특징은 '물류'를 이유로 든다는 것이다. '물류'도 하나의 생태계이기 때문에 형성하고 변경하는 것은 무척 쉽지 않다"며 "이미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물류생태계를 쉽게 나눌 수 있다는 발상으로는 올바른 예측, 계획을 내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은정 경기여성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토론회가 이어졌다. 발제자를 비롯하여 고이지선 경기녹색당 정책위원, 이홍근 경기도의회 의원,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이성근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위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고이지선 위원은 "최근 프랑스는 기차로 2시간 반 이내 거리는 항공을 금지한다는 기후법을 통과시켰다"며 "항공기가 기차보다 탄소배출량이 77배 많지만 시간절약은 40분 이내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명평화회의 실행위원이기도 한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김동연 지사의 핵심공약이라는 이 사안에 대한 공식적인 시민토론회가, 이제사 경기도의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자체부터가 참으로 넌센스라고 본다"며 "앞으로 이런 토론회가 적어도 100번쯤은 열려야 '국제공항이 가능한지 아닌지'부터 판단되지 않겠나. 국제공항이라는 것은 그만큼 거대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생명평화회의는 지난 3월 워크샵을 갖고 '경기국제공항 관련한 시민들의 전담 대응 연대기구가 새롭게 필요하다'는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찬반 의견도 다양하고 지역사회간 갈등도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에서는 계속하여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토론회를 기점으로 경기도 내 시민사회단체들에 공식 제안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