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량 측정 오류에 기상청 입장 요구, “엄중한 책임 물어야”
안성시의회가 안성시를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안(대표발의 더불어민주당 황윤희 의원)을 4일 제227회 안성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채택했다.
안성시의원 전원이 공동발의한 이번 건의안은 지난 27일과 28일 안성시 폭설에 따른 것으로, 정부에 안성시를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는 건의내용을 담고 있다. 안성시는 양일 간 최대 73㎝ 평균 60.53㎝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고, 이로 인해 사망자 2명과 함께 총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12월 2일 오전 9시 기준, 체육시설 등 공공시설 16개소, 농업시설과 축산시설, 건축물 등 사유시설 총 1,576개소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건의안에는 ‘피해에 대한 보상대책을 수립하고, 농가와 축산농가들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긴급대출, 이자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또 ‘위탁생산농가의 변상금 유예조치 및 재건축 인허가 관련 특별행정조치도 수반’돼야 함을 피력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와 광역자치단체의 적극적 협력과 지원을 촉구하며, 안성시 또한 인근 지자체와 함께 공조체제를 가동, 특별재난구역 지정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번 건의서를 채택하는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불참했는데 이는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에 따라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참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 첨부 건의서 전문)
- 폭설 피해복구 및 신속지원을 위한 -
안성시 특별재난지역 선포 촉구 건의문
안성시의회는 기록적인 폭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안성시를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여 선포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안성시는 지난 1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최대 73㎝ 평균 60.53㎝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이번 폭설로 인한 인명피해는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총 8명이며, 12월 3일 기준 안성시의 집계에 따르면 체육시설 등 공공시설 18개소에서 약 54억원, 농업시설과 축산시설, 건축물 등 사유시설 총 1,966개소에서 약 69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시설하우스, 포도비가림, 인삼재배시설 등은 959개동이 파손됐으며, 축산시설은 681개동이 파손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축산시설로 인한 가축피해는 육계와 산란계 약 57만 마리, 한육우와 젖소 약 2,300마리, 돼지 7,450마리 등 총 60만 마리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시설농업의 경우 재배면적의 약 22.7%에 달하는 114㏊, 694 농가가 피해를 입었으며, 축산농가는 전체농가의 31%에 달하는 582 농가가 재난을 당했다. 이에 따른 재산피해는 현재 624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는 잠정적 추정치로, 현재도 재난피해 신고접수가 이뤄지고 있어 향후 며칠 내 최종피해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성시는 도농복합도시이며, 경기도 31개 시군 중 9번째로 면적이 넓다. 이는 폭설 피해가 매우 넓은 범위에서 막대한 규모로 발생했을 것이라 짐작이 가능한 지점이다.
특히 기상청의 발표와는 달리 안성시는 용인시의 47㎝보다 훨씬 많은 평균 60㎝ 이상의 눈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상청의 안성지역 측정소에서 장애가 발생해 제대로 적설량을 측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기상청은 이것이 사실인지 공식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재난대비의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제기능을 하지 않아 안성시민의 더 큰 피해를 야기한 것으로, 향후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안성시의회는 지난 30일부터 관내 피해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좌우로 무너진 비닐하우스와 시설물들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무너진 축사 아래는 죽은 가축과 산 가축이 엉겨 전쟁터를 방불하게 했고, 폐사한 가축들은 방역상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 시설농업은 당장 철거를 하고 붕괴된 시설물 아래 작물들을 건져야 하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폭설로 피해를 입은 시설농업과 축산업은 내년의 농사가 가능할지 알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농업은 천하의 근본이며 우리 사회의 기초이다. 이즈음 물가,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높은 금리 등으로 가뜩이나 농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중인데, 이 와중에 큰 재난까지 닥쳤으니 농심(農心)을 위로할 길이 없다. 그러니 정부와 행정은 피해를 수습하고 조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농가와 축산농가들이 최대한 빠른 시일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경영자금 긴급대출, 이자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며, 위탁생산농가의 변상금 유예, 재건축 인허가 관련 특별행정조치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에 안성시의회 의원 일동은 정부와 경기도, 안성시에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하나, 정부는 폭설피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재난상황이 복구될 수 있도록 조속히 안성시를‘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
하나, 정부와 경기도는 피해복구를 위한 긴급지원에 나서고, 충격과 실의에 빠져있는 안성시민이 일상으로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피해보상책을 마련하라.
하나, 안성시 또한 인근 지자체, 경기도와 공조체제를 가동하여 ‘특별재난지역’선포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구한다.
2024. 12. 4. 안성시의회 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