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시장 이충우)의 행정서비스 혁신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인근 시군에 여주시의 인허가 행정서비스를 배우라는 지방 언론의 쓴소리도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한때 인허가 업무라면 다른 시군에 비해 뒤처진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던 여주시가 민선 8기 출범 4개월 만에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여주시 허가건축과(과장 임영석)는 민원인이 드나드는 출입문에 공손하게 손님을 맞는 이미지 사진을 내걸었다. 관청의 권위적인 느낌을 덜자는 취지다. 이 문을 통과하면 안내 창구에서 경험이 풍부한 팀장급 이상의 직원이 맞는다. 여기서 허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의 목록을 안내받고 상세한 설명을 듣는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민원인들의 호응은 높다.
“민원인과 고압적인 직원들 간의 갈등으로 늘 소란스럽던 곳이 빠른 일 처리를 위해 친절하게 애쓰는 곳으로 바뀔 줄은 몰랐다.” 허가건축과를 찾았던 이용덕(중앙동 통장) 씨의 말이다. 신속하고 간편하게 처리해드리겠다는 공무원들의 마음가짐이 민원인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여주시 허가건축과는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곧바로 인허가 대행업체와 간담회를 열었다. 벌써 네 차례나 열렸다. 회의 때마다 접수된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에 대한 현장의 요구는 부서에서 진지하게 검토되었다.
개발행위 접수 시 도로점용과 교통성 검토 등 여러 부서에 중복으로 제출되는 서류는 한 부서에서 접수해 처리하고 담당 부서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었다. 최소 7일의 시간이 단축됐다. 14일이 걸리는 개발행위 인허가 준공과 건축물 준공검사는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처리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도시계획심의는 월 1회에서 2회로, 자료 제출 기한도 20일 전에서 14일 전까지로 바꿔 민원인의 편의를 우선했다.
취임 초기부터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강조해온 이충우 여주시장은 허가건축과장 자리에 직렬을 깨고 사회복지직 과장을 전격 발탁했다. 서비스에 앞선 복지 분야를 권위적인 인허가 분야에 이입한 것이다. 이어 민원 창구에 있던 신규직원들을 일반 행정부서로 발령하고, 인허가 업무 경험과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갖춘 베테랑급 직원 14명을 일선에 배치했다. 매달 두 차례 열리던 친절 교육도 친절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현장 교육으로 바꿨다.
눈에 띄는 성과도 있다. 토지분할에 따른 개발행위 허가의 경우 올 1월부터 6월까지 평균처리일수가 7일이었다면 민선 8기가 들어선 7월 11일부터 10월 말까지 4개월 간 접수된 민원의 평균처리일수는 1.73일이다. 당일 처리 건수는 절반이 넘는다. 법정 처리 일수가 15일임을 감안하면 민원 서비스업무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준범 측량협회 사무국장은 그 변화의 효과를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심의에만 4, 5개월이 걸렸어요. 지금은 2주면 가능합니다. 공장이나 주택 사업자들에게는 단축된 기간만큼 이자 부담이 주니 큰 혜택이지요. 그 바람에 시청을 바라보는 시선도 확 달라졌어요.”
여주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부터 관련 부서와의 의제 협의를 통해서 원스톱서비스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