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일 기흥구 15개 동장과 티타임을 겸해 동별 건의사항을 듣고 쾌도난마와 같은 정책결정으로 참석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평소 간부공무원 회의에 참석해서 봤겠지만, 회의를 길게 하는 걸 싫어한다”고 언급한 이 시장은 동장들로부터 다양한 현안과 건의사항을 듣고 즉석에서 담당 부서에 신속한 조치를 지시했다.
김숙영 동백1동장이 “근린공원의 시설이 좋아지면서 시민들이 공원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데 공공와이파이 존이 없어 애로를 호소한다. 새물공원과 내꽃공원부터 와이파이존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큰 비용부담이 없는 것 같다. 당장 설치하자”고 화답했다.
조성완 동백2동장이 “동백지구 내 농구장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커서 농구장을 하나 만들기로 결정은 됐는데 조속한 설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이 시장은 행정절차의 지연 없이 계획대로 착공하라고 지시했다.
권선숙 보정동장은 “최근 보정동 행정복지센터에 침수피해가 있었지만 전문가가 없어서 상황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38개 읍·면·동 모두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구청별로 어디에 연락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이 시장은 이외에도 “보정종합복지회관은 물론 동 행정복지센터 신축공사 등 공공청사의 착공 지연은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지연된 사업은 최종 확정된 일정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20건의 동 건의사항을 듣고 업무지시를 마친 이 시장은 자유토론을 제안, 즉석에서 통 큰 결정을 하기도 했다.
이정숙 동백3동 동장이 용인 세브란스 병원 인근 실버 아파트인 스프링카운티 보도육교에 비가림 차양막을 설치하면 어르신들의 겨울철 안전보행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자, 즉석에서 “오래 걸릴 공사는 아닌 것 같다. 올 겨울을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적극 추진을 지시했다.
한 동장은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됐다. 이야말로 ‘소통의 힘’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이 시장은 “취임 초기 38개 읍·면·동을 다니며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던 터라 읍·면·동장들의 건의사항에 대해 이해가 빨리 됐다”면서도 “내 성격이 그렇다. 빈 말을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안 되는 걸 된다고 할 수가 없었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장들은 “시민들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운해했지만, 시장 소관이 아닌 일에 대해서 호언장담하기 보다 솔직히 말해 준 시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더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용인시가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며 환경도시 선언식을 하고 서약서를 쓰기도 했지만, 시청사 운영에는 이런 노력이 덜 보인다. 각 구청과 동 행정복지센터도 관심을 가져달라. 전기료 10~20%는 줄여 보자”고 말했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서 용인에서는 유관기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수능도 특례시가 돼 보자는 다짐으로 유관기관과 만났다”며 “각 동에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38개 읍·면·동장과의 티타임은 오는 18일 수지구 11개 읍·면·동장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며 매달 정례화한다. 이 시장은 내년 초부터는 동별 유관기관장들과의 오찬을 겸한 소통을 계획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