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의 남 탓이 폭주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내 식구 감싸기’ ‘내로남불격 청렴 잣대’ ‘일단 뱉고 보는 무책임한 선동정치’로 일관하며 남 탓할 처지가 아님을 모르진 않을 테다.
경기도는 도지사의 사유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마치 인맥 자랑이라도 하듯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며 도청과 산하기관을 특정 정치 세력의 아지트로 만들고 있다.
‘김동연 지사와 함께 일하게 된 정치적 의미에 대해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대놓고 밝힌 ‘친문’ 핵심 도정자문위원장을 비롯해 비서실장, 대변인, 정책수석, 기회경기수석,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경기연구원장,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 등 친문, 비명 인사가 차고 넘친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성남 라인으로 포진됐던 이재명 전 지사 시절을 답습하는 듯한 흐름에 도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의 이러한 행보는 평소 강조한 ‘청렴’과는 정면 배치되는 행위로 도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경기도 공직자들에게는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간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의 가치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최근 드러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수사 관련 발언만 봐도 김동연 지사의 청렴 잣대가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알 수 있다.
뇌물수수 혐의, 뭉칫돈 거래, 불분명한 돈거래 등 여러 정황이 나오고 있음에도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워 정부에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것’이라고 대차게 밀어붙이는 김동연 지사의 진의는 과연 무엇인가?
얼마 전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부당특채’ 혐의로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김동연 지사는 불법 행태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법원이 형식적 잣대로만 판단했다며 왜곡했다. 심지어 범법자를 ‘혁신 교육가’라 치켜세우며 ‘조희연 정신은 계속되어야 한다’고까지 했다.
‘아주대병원 10억 지원 논란’은 또 무엇인가. 도내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총 9곳인데 그중 아주대병원만 콕 집어 지원하는 것이 김동연 지사가 ‘아주대 총장 출신’인 것과 연관 없진 않을 테다.
고무줄처럼 상황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는 김동연 지사의 청렴 수준에 혀를 내두를 따름이다. ‘선택적 청렴 인식’ ‘청렴 불감증 수준의 도덕적 해이’로 점철된 사람에게 어찌 도정을 맡길 수 있겠는가.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을 추켜세우고, 각종 의혹으로 전 대통령 부부가 초유의 동시 수사를 받게 된 상황에서도 감싸기만 한다면 어느 누가 도지사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에게 답하라고 호통칠 때가 아니다. 김동연 지사야말로 스스로의 행보를 돌아보고 도민의 물음에 성심성의껏 답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K-컬처밸리를 둘러싸고 연일 도가 들썩이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다면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문 전 대통령 부부 관련 비리의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해당 비리가 사실이라면 측근들의 관계 역시 무시할 수 없고, 이는 경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김동연 지사는 친문 인사를 대거 기용한 연유를 속시원히 밝히는 한편,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청렴 기준을 강직하게 세워주길 바란다.
2024년 9월 4일(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